신변잡기적 망상

6월 21st,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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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새 시간이 자신에 대한 인지능력을 마비시키는 동안
    마지막.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학이 찾아왔다.
    마냥 기쁘고, 기쁠 수 없는 아이러니한 감정.

    언제부터인지 시간의 흐름에 무감각해져 간다.
    마치 흩어지고 흩어지는 구름 연기 같다.

    어딘지 모를 어딘가를 향해서 끝없는 신호를 보내 보지만
    어저면 처음부터 응답되어 질 수 없던 물음이 있었다.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습니까?

    시간의 모호성 때문인지, 나의 행적도 지나간 기억도 모두 흐릿해진다.
    그리고 그대로 시간의 모호성이 나의 방학을 잠식 할 것이고,
    지금 이 시간에의 잠식이 나의 행선지를 모호하게 하였다.
    그래서 순간에서 행선지를 찾으려 하는 필요 이상의 욕구로부터 나는 지금 감시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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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게 걷다가 돌아오던 기숙사 정문에서 우는 여자와 당혹스레 달래는 남자를 봤다.

    여자는 왜 우는걸까?
    누군가는 왜 울어야 하는 걸까?
    버리는자와 버림받는자 사이에서 누군가 사랑의 끈을 덜 놓았기 때문에 울어야 하고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사람은 우는이를 달래고 자신의 상태를 이해시켜야 한다.
    매달려서 매여 있어서는 강하지 못하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울면 지는거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서?

    그녀는 어쩌면 버림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서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한자로 남으려는 본능적인 미지의 호르몬이 뇌하수체에서 분비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미지의 호르몬이 사랑이라는 미명으로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결국 승리자가 되기 위한 생존술인지 누구도 알던 바가 없다.
    그래도 밀리고 당겨지는 투명의 실랑이 속에는 누군가는 버림을 선언하고, 누군가는 버림을 받는다.

    서로가 의미를 찾아야 하고, 서로는 의미가 되어야 관계가 무미건조해지지 않는다.
    의미가 없음을 깨닫는 순간 누군가는 실랑이인지 실래이 인지가 필요해 지나 보다.
    그리곤 곧 잘 건더기 하나 건질 것 없는 둘만의 시간의 모호한 국물을 허우적 허그적 마셔대겠지.

    그래도 그들이 내 망상속에 잔상으로 남아있던 순간에
    진심으로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참 잘 되는 행선지로 나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Selfeffacement / 자아망각

6월 15th,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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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EFFACEMENT
목적 없는 목적지로 흘러가는, 그 순간은 항상 유일한 자아, 자아 망각

2007.06.14 애지원

시험이 끝나가고 있다.
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파리가 기다리고 있다.
순간 순간 내가 없어지는 유일한 내가 다가오고 있다.

Estate – 여름 / Antonio Forcione

6월 9th, 2007
Estate / Antonio Forcione

Meet Me in London: Antonio Forcione & Sabine Sciubba

Estate 여름

Sei calda come i baci che ho perduto 잃어버린 키스 같은 여섯번의 따뜻함
Sei piena di un amore che è passato 지나가버린 여섯번의 사랑의 홍수

Che il cuore mio vorrebbe cancellare 나의 마음은 소멸시키고 싶어 하네


Estate 여름

Il sole che ogni giorno ci scaldava 매일 낮동안 우리에게 내리쬐던 태양은

Che splendidi tramonti dipingeva 화려한 일몰로 채색 되어지고

Adesso brucia solo con furore 이제는 격정에 휩싸여 홀로 불타고 있네


Tornerà un altro inverno 또 다른 겨울이 돌아오면

Cadranno mille pètali di rose 수천 송이의 장미 꽃잎은 떨어지고

La neve coprirà tutte le cose 눈이 모든 것을 덮겠지

E forse un po’ di pace tornerà 그리고 어쩌면 작은 평온도 되돌아 오겠지


Estate 여름

Che ha dato il suo profumo ad ogni fiore 모든 꽃들에게 향기를 주는 여름

L’ estate che ha creato il nostro amore 우리의 사랑을 창조하는 여름

Per farmi poi morire di dolore 정연한 죽음의 고통을 만드는



Estate 여름


  • 요즘은 이탈리아 출신의 안토니오 포르치오네의 명료하고 섬세한 기타에 빠져있다.
    이탈리아어로 여름을 뜻하는 에스따떼(Estate).
    Antonio Forcione의 아름다운 연주와 Sabine Sciubba의 숙성되고 섬세한 보컬을 듣다가
    어느 순간 아름다움에 취해서 번역해 보게 되었다.
    이탈리아어라서 번역은 형편 없을테지만, 느낌만은 어느 정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 생명이 무르익는 여름의 이면에는 정연히 오는 죽음도 함께 존재한다.
    열정과 냉정의 동시성. 성냥이 타서 하얀 재만 남는것 처럼 우리는 열정의 순간에 연소되는 것이다.
    그 후에 냉정의 평화가 찾아온다. 그렇게 필연적인 운명의 굴레는 함께 다닌다.
    그러나 열정의 불길에 휩싸여 완전 연소가 되는 필연적인 운명을 외면하게 된다는 사실은,
    그렇게 무르익음 후의 겨울에 오는 상실은 일종의 수용과 평화다.
    열정적으로 내리 쬐던 태양은 지고 외면해 왔던 겨울이 온다.
    그러나 꽃피운 장미의 향기가 사라져 버려도 여름은 다시 찾아 올 것이다.
    지금 우리가 그 불타오르는 생명과 열정 안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