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새 시간이 자신에 대한 인지능력을 마비시키는 동안
마지막.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학이 찾아왔다.
마냥 기쁘고, 기쁠 수 없는 아이러니한 감정.언제부터인지 시간의 흐름에 무감각해져 간다.
마치 흩어지고 흩어지는 구름 연기 같다.어딘지 모를 어딘가를 향해서 끝없는 신호를 보내 보지만
어저면 처음부터 응답되어 질 수 없던 물음이 있었다.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습니까?
시간의 모호성 때문인지, 나의 행적도 지나간 기억도 모두 흐릿해진다.
그리고 그대로 시간의 모호성이 나의 방학을 잠식 할 것이고,
지금 이 시간에의 잠식이 나의 행선지를 모호하게 하였다.
그래서 순간에서 행선지를 찾으려 하는 필요 이상의 욕구로부터 나는 지금 감시당하고 있다.

- 신나게 걷다가 돌아오던 기숙사 정문에서 우는 여자와 당혹스레 달래는 남자를 봤다.
여자는 왜 우는걸까?
누군가는 왜 울어야 하는 걸까?
버리는자와 버림받는자 사이에서 누군가 사랑의 끈을 덜 놓았기 때문에 울어야 하고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사람은 우는이를 달래고 자신의 상태를 이해시켜야 한다.
매달려서 매여 있어서는 강하지 못하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울면 지는거다.그런데 무엇을 위해서?
그녀는 어쩌면 버림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서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한자로 남으려는 본능적인 미지의 호르몬이 뇌하수체에서 분비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미지의 호르몬이 사랑이라는 미명으로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결국 승리자가 되기 위한 생존술인지 누구도 알던 바가 없다.
그래도 밀리고 당겨지는 투명의 실랑이 속에는 누군가는 버림을 선언하고, 누군가는 버림을 받는다.서로가 의미를 찾아야 하고, 서로는 의미가 되어야 관계가 무미건조해지지 않는다.
의미가 없음을 깨닫는 순간 누군가는 실랑이인지 실래이 인지가 필요해 지나 보다.
그리곤 곧 잘 건더기 하나 건질 것 없는 둘만의 시간의 모호한 국물을 허우적 허그적 마셔대겠지.그래도 그들이 내 망상속에 잔상으로 남아있던 순간에
진심으로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참 잘 되는 행선지로 나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